그리고 내가 바다 끝에 가서 머물지라도

V

키론시타트, 오라니엔바움, 페테를고프를 거쳐
...

VI

강 건너편, 마리엔 병원에 있는
이름난 식물원에 도착해서야
슈텔러는 도시의 혼돈을 벗어난다.
화단 사이로 난 길을
신중하게 걸으며 그는 감탄한다.
유리온실들과
이국의 식물들을 보면서.
낯선 이름을 발견하는 기쁨과 희망에
어찌할 바를 모른다.
그때 커다란 새장 곁
겨자나무의 어둑한 그늘 속에서
아주 작고 노란 앵무새를 손에 앉힌
노브고로드*의 대주교
테오판이 그를 향해 다가온다.
대주교는 그와 라틴어로 대화를 나누다가
돌지 지역✝︎의 오래된 전설을 들려준다.
신은 어느 날 갑자기
마치 화창한 하늘에서 떨어지듯이
풀모나리아 이파리에서 생겨났다는 전설을.

VII

사 년 동안 슈텔러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