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내가 바다 끝에 가서 머물지라도

VII

사 년 동안 슈텔러는
...

VIII

아카데미 회원인 다니엘 메서슈미트*에게
장기간의 극지 여행은
신경을 잡아먹는 것이었다. 슈텔러는
제슬라흐 출신 빵집 딸과 함께
뒤채에 살고 있던 메서슈미트를
그 집에서 만나본 적이 있는데,
지독한 멜랑콜리를 앓던 그에게서
별다른 이야기를 듣지는 못했다.
그래서 지금 슈텔러는 메서슈미트의 유고를 연구한다.
한여름을 지나는 내내
종이 더미들 위로 몸을 수그리고서.
죽은 박물학자에게서 충분한 대접을 받지 못했던
부인은 한껏 차려입고
그의 뒤에 앉아 활짝 편 손으로
심장처럼 쿵쿵 뛰고 있는
그의 귀두를 쓰다듬는다.
슈텔러는 과학이
온통 가벼운 통증을 수반한
단 하나의 부위로
수축해버리는 것을 느낀다.
다르게 말하면, 그에게 이 거품은
하나의 비유다. 제발,
완전히 함락당한 그는
그녀의 귓가에 속삭인다.
제발, 내 아내가 되어 나와 함께
시베리아로 가요, 그리고
들려오는 그녀의 대답.
당신이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당신과 함께 가겠어요.*

IX

1736년 드디어 슈텔러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