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내가 바다 끝에 가서 머물지라도

XI

순풍이 불어온 이 주 동안
...

XII

까옥거리는 울음과 함께
수면 위로 낮게 날아가는
끝없는 새들의 무리는
멀리서 나지막하게 가물거리는
섬처럼 보였다. 고래들이 배 주위를
헤엄치며 눈길이 닿는
모든 방향에서 허공을 향해
물보라를 쏘아올렸다.
훗날 로만초프 탐험대의 일원으로
같은 장관을 목격했던 샤미소*
이러한 대자연에 감탄한 나머지
어쩌면 고래도
길들이는 것이 가능하며—마치 휴한지에서
거위들을 몰듯이—바다 한가운데서, 이를테면
회초리로 고래를 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피오르에 서식하는 어린 고래들의
가슴지느러미 아래 뾰족한 침이 달린
부레를 매달아서
고래가 잠수하는 행위를 잊어버릴 때까지
훈련시켜보라고 썼다.
고래가 짐을 끌어야 하는지
등에 지고 날라야 하는지,
고래에 짐을 어떻게 매달고
또는 실어야 하는지, 고삐는 어떻게 걸고
통제는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바다에서 고래 조련은 누가 할 것인지,
이런 문제는 하다보면 답이 나올 것이라고.
한편 샤미소는 글의 도입부에서
증기기관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그것은 인간의 손으로 만든
최초의 온혈동물이라고.

XIII

성 엘리야의 영명축일인 다음날이 밝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