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내가 바다 끝에 가서 머물지라도

XV

네 명의 선원이
...

XVI

8월 13일, 난파선으로
다시 건조한 배가
부드러운 언덕과 잔잔한
해언선이 바다로 이어지는
섬의 뾰족한 끄트머리를 돈다.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듯
섬은 마치 알프스의 초원처럼
늦여름의 태양빛 속에서
눈부신 녹색으로 싱싱하고 아름답다.
갑판에서 보이는 육지는
저절로 움직이고 있다.
고통을 견뎌냈다고 하여
지나간 시간이
더 실재적인 것은 아니다.
대지 위에 넓게 퍼진
푸르스름한 안개 위로
뻗어 있는 지평선도,
나흘을 더 바다를 향해 항해하면 보일
아시아 대륙에 넓게 깔린 화산 연기도
불가해하기는 마찬가지다.
그 광경에 점차 가까이 다가가며
그들은 해안선 아래를 돌아
시속 사 분의 일 해리의 속력으로
남으로 한 주일을 더 항해한 후
그달 25일
밤에 노를 저어
페트로파블롭스크 항구,
약탈당해 다 털려버린
그들의 통나무집 숙소와 창고에 도착한다.
생환의 기적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그들은 베링의 생전 소망을 따라
최후까지 남아 있던 은화로
성 베드로의 성화를 끼운
액자를 만든다.

XVII

탐험의 생존자들에게
...